다쓴 문화상품권 번호 그냥 마지막 남은거 한번에 다배포합니다.. 으아으아.. 문상 마지막이네요 이제 ㅂㅂ 요 이제야 겨우 귀찮은 포스팅 이 끝났네요.. 아후 .. 하지만 저는 이걸 18일에 썻고 이건 예약된글이지만.. 이걸 보고계신분은 아마 24일일꺼에요 ㅋㅋ 오후 8시
그게 그녀와 처음 만났던 기억이다. 아직도 우리는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그리 행복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녀의 말이 틀렸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백화점의 식량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그저 많다는 의미였다. 과연 사람이 몇 년간 먹는 식량의 양은 얼마나 될까? 그걸 아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 우리는 거기에 대한 지식이 모자랐던 것이다. 그 결과 계속 음식을 낭비하게 되었고, 결국 십 년도 채 되지 않아 식량은 바닥을 들어내게 되었다.
“하아…….”
만약 5년 전의 그 때로 돌아간다면 식량을 아꼈을 텐데……. 평소 생활하던 대로 식량을 축내다니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근데 솔직히 방 몇 개를 채울만한 식량이 있는데 아낄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후회해봤자 뭐하겠어.’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은 뒤 앞을 응시했다. 이 길도 벌써 2년 째 다니고 있다. 백화점의 식품코너는 지하에 있기 때문에 처음에 돌아다녔을 때에는 그럭저럭 꽤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몇 개월뿐이다. 처음부터 이곳의 식량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탓일까 식품들의 대부분이 썩어버렸고,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정말 한정되었다. 통조림이라든지 건조식품……. 그런 것들도 아주 가끔 먹을 수 있고 멀쩡한 것보다 상한 것이 훨씬 많았다. 아, 참고로 나와 그녀 사이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젊은 남녀 둘이서 5년 간 같은 방에서 생활했는데 어째서 아무 일도 없었냐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하리만큼 성욕이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는 느낌? 좀비균 때문에 뇌 구조가 바뀐 것인가 걱정도 했지만……. 이렇게 매일 잘 먹고 잘 사는 걸 보니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처음에는 그녀가 먼저 야한 복장으로 들이댈 때도 있었다. 그녀도 여자이기 이전에 사람이기 때문에 성욕이 없을 수는 없었겠지. 하지만 난 거부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딱히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까. 그런 무의미한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다. 뭐랄까…….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운동을 강요하는 그런 느낌?
“쩝, 오늘도 허탕인가.”
몇 번이나 식품코너를 돌아보았지만 썩은 냄새만 가득할 뿐 통조림 하나 없었다.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위로 올라가려고 할 때 이상한 소리가 귀에 닿았다.
“살려주세요오!” “!!”
깜짝 놀란 나는 부랴부랴 손전등으로 여기저기를 살폈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그 소리가 지하가 아닌 지상에서 들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소라면 생각도 못할 정도로 급하게 위로 올라갔다. 가끔 부실한 콘크리트 바닥에 균열이 생기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 순간만큼은 상관없었다. 누군가가 살려달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과거 그녀가 나를 구했던 것처럼 2층의 구멍으로 아래를 살폈다. 몇 년간 듣지 못했던 가래 끓는 목소리 때문에 잊고 있던 공포가 나를 다시금 깨웠다.
“살려주세요!!”
코너에 몰린 그녀는 계속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잠시 지켜볼까 하다가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왜냐하면 저 멀리서 좀비들이 그녀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으니까.
“이리로 와!”
저번에 그녀가 나를 구할 때 사용했던 밧줄을 아래로 내려 보냈다. 혹시 썩었을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멀쩡했고, 그 결과 그녀는 좀비의 브런치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좀비가 오기 전에 그녀가 먼저 밧줄을 타고 올라왔고, 마치 데쟈뷰를 겪는 것처럼 익숙한 광경이 펼쳐졌다. 몇 년간 보지 못한 좀비들은 상당히 괴이하게 변한 상태였다. 팔이나 다리가 없는 녀석도 있었고, 배가 뻥 뚫린 녀석들까지 있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젊은 여자아이는 내 생각보다 빨리 밧줄을 타고 올라왔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내가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손을 내밀며 그녀를 끌어올렸다.
“고, 고맙습니다.” “아니야.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구나.”
슬쩍 그녀를 살펴보자, 상당히 어렸다. 대략 18살 정도? 눈은 크고 얼굴은 조막만한 것이 상당히 미인이었다. 하지만 이미 성욕이 없어진 나에게 있어 그녀는 그저 어린 여자아이일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의 등에 있는 가방에 시선이 갔다. 순간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하지만 다행히 그녀는 듣지 못한 모양인지 여전히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이었다.
“일단 방으로 가자.”
그녀를 데리고 원룸에 도착했다. 여배우(편의상 이렇게 말하겠다.)는 평소보다 늦게 도착한 나 때문인지 도끼눈을 뜨고 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 뒤에 나타난 여자애를 보더니 눈이 500원 동전만큼 커졌다.
“아, 안녕하세요?”
여고생(편의상 이렇게 설명.)은 여배우를 향해 고개를 숙였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캔을 찌그러뜨리는 것처럼 인상이 변해갔다.
“뭐야.” “아, 그게……. 좀비들에게 쫓기고 있…….”
짝!
시야가 갑자기 돌아갔다. 곧 얼얼한 느낌과 함께 내가 그녀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놀라서 그녀에게로 시선을 굴리자 그녀는 이미 나를 지나쳐 밖으로 나간 뒤였다. 그녀의 뒤를 따라가려고 하다가 여고생이 옆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뒀다. 나보다 그녀가 더 놀랐을 테니까.
“뭔가 대접하고 싶지만 물 밖에 없네.”
이미 전기랑 물도 끊어진 상태였지만 물은 많이 모아뒀기 때문에 여유로웠다. 비도 가끔 오니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물을 내오자 그녀는 갑자기 가방에서 뭔가 주섬주섬 꺼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그것이 말린 육포라는 사실을 깨닫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싸구려 2500원 하는 육포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스테이크 하우스의 최고급 소고기보다 훨씬 먹음직스러워보였다. 내가 그것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인지 그녀는 곧 가방에서 새로 하나 더 꺼냈다.
“아저씨도 하나 드실래요?”
거부할 리가 없었다. 그녀에게 받아든 육포를 거의 씹지도 않고 삼켰다. 내 목구멍은 씹는다는 여유로운 행동을 할 겨를이 없었나 보다. 내 모습을 보더니 여고생은 뭐가 그리 우스운지 작은 소리로 웃고 있었다.
“아저씨, 겉보기와는 다르게 귀여우시네요.” “에?” “어, 어머……. 죄송해요. 연장자한테 이런 말 하는 건 실례죠……. 초졸이라…….”
좀비가 세계를 지배한지 몇 년이 흘렀기 때문일까. 이렇게 어린 아이들은 교육과 거리가 먼 모양이다. 몇 년간 백화점을 나간 적이 없어서 어찌 돌아가는 지 알 수 는 없지만…….
“괜찮아. 이런 세상에 예의를 따져서 뭐하겠어. 그냥 편하게 말해도 돼.” “아, 그도 그러네요. 히히……. 그럼 이거 하나 더 드세요.” “그래, 고맙다~”
오랜만에 화목한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바로 며칠 전만해도 식량에 시달렸던 자신이 우스워질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식량을 마구 낭비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그녀에게 육포 5개(??)를 더 받아먹은 뒤 힘겹게 멈췄다. 곧 있어 여배우도 다시 돌아왔고, 그녀는 말없이 여고생이 주는 육포를 받아먹었다. 그녀는 나와 달리 하나만 먹고 잠자리로 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가 왜 그러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배가 부르다는 사실에 행복할 뿐이었다.